*책소개
우리 나라 작가인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수여받아 낯설지 않은 이름의 문학상인 영국 맨부커상 수상작이다. 현재 영문학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가 중 한명인 줄리언 반스가 쓴 소설로 국내 출간일은 2012년 3월 26일이며 268페이지의 비교적 길지 않은 작품이다.
*줄거리
아내와 이혼한 채 인생의 노년기에 접어든 토니에게 어느 날 편지 한통이 배달된다. 편지의 내용은 토니가 대학생 때 사귀었던 베로니카의 어머니인 사라 포드가 죽으면서 남긴 유산 상속에 관한 내용이었다. 토니 앞으로 이드리안의 일기장과 현금 500파운드를 상속한다는 편지에 토니는 아련한 고등학생 시절을 떠올리고 이드리안에 얽힌 추억을 끄집어낸다. 이혼한 아내와는 친구처럼 지내는 다소 눈치없고 쿨한 토니와 치기어린 고등학생 시절, 그리고 묘한 매력을 발산하던 베로니카와 사귀던 대학생 시절이 교차하여 전개되는 소설이다. 냉철하고 차갑지만 비범하고 지성미 가득한 전학생 이드리안과 친해져 곧잘 어울리게 된 토니는 대학생이 되어 자신이 사귀던 베로니카와 사귀게 되었다며 미안해하는 이드리안의 편지를 받게 된다. 분노를 억누르고 “걱정도 팔자다, 난 괜찮으니 잘 사귀어라.” 라는 내용의 답장을 쓴다. 아니 썼다고 믿었다. 그 후로 얼마 안 있어 이드리안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이드리안이 베로니카를 임신시켜 절망한 나머지 자살했다고 오해하게 된 토니는 상속받은 이드리안의 일기장을 받기 위해 베로니카와 재회하게 되고 먼 옛날 자신이 이드리안에게 보냈던 답장 편지를 다시 받고 걷잡을 수 없는 충격에 빠지게 된다. 또한 베로니카를 미행하던 중 그녀가 돌보던 지능이 부족한 한 젊은 남자, 이드리안을 쏙 빼 닮은 그 남자가 베로니카의 동생임을 알게 된다. 퍼즐 조각이 맞춰지듯, 베로니카와 사귀던 시절, 그녀의 집에 초대받아 머물렀을 때, 베로니카의 엄마인 사라 포드가 흘리던 유혹적인 미소와 여지를 남기는 듯한 분위기를 떠올리게 된다.
*감상
좋아하는 작가인 김연수, 김영하가 강력 추천한다는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이 책을 읽고 도끼로 한 대 얻어맞은 듯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면 이 소설을 다시 읽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 부분의 반전과 개인의 기억의 오차 범위가 그렇게 넓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먼 훗날 기억하지 못할 무심코 퍼부은 말 한마디가 갖는 위력,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한 동안 멍하게 했던, 베로니카는 지금 심정이 어떨지, 토니는 또 얼마나 경솔했는지를 걱정해야 했던 소설이었다. 이 모든 가능성 있는 이야기들을 건조하지만 차갑지는 않게 펼쳐낸 줄리언 반스의 능력이 정말 탁월함을 느꼈다. 최근에 개봉한 동명 타이틀의 영화 역시 최고였고 인생작으로 길이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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